신호위반 차량에 뇌사에 빠진 20대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고 떠나

오늘의 이야기의 주인공 김윤아양 입니다.

그녀는 제주시 아라중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애리조나주 선교학교에 재학 중이였습니다.


그녀는 아리조나에 있는 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양은 지난 21일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사동 언니가 모는 차량을 타고 교차로를 통과하는 동안에 과속하던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유학생활을 함께 하던 사촌동생(17)은 에어백 폭발로 다리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뒷좌석에 앉아 있던  김양은 사흘 뒤 뇌사 판정을 받고 말았습니다.

 

김씨의 부모님은 딸아이의 안타까운 소식 수술실에 들어 갔지만 가망이 없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부모님은  “유나가 장기 기증으로 다시 태어나면 유나도 부활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김씨의 아버지가 먼저 장기 기증 문제를 꺼냈고 모두 동의했다고합니다.

김씨의의 심장 등 장기를 7명에게 이식했고, 피부 등 인체 조직을 20명에게 기증했습니다.

김씨의 친구들은 “착하고 착한 아이인데 미국에서 이런 사고를 당했는데 목숨을 구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김 씨의 가족은 미국에서 화장을 한뒤에 제주에 안장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딸아이에게 보낸 어머니의 편지 전문 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미국 학교 교장샘 외 여러 샘들, 친구들, 후배들, 미국 교회 지인분들 너를 보러 와서 슬퍼하는 거 보니 그래도 우리 딸 잘 적응해서 지냈구나.

사고 전날 아빠가 니랑 카톡했다 하길래 전화할려다가 니가 담날 테스트 2개 본다며 무지 바쁘다길래 전화 안했는데, 사고 당일 시험도 못보고 이렇게 되어 버렸네. 진짜 니가 바뻤나보다. 그 날도 다른 때보다 5분 일찍 서두르다 사고를.

유나야. 지금 거의 뇌사 판정을 받고 호흡기에 의존해 있는 너에게 기적을 바라고 깨어나길 기다려야 하는지 너를 편하게 보내야 하는지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두렵다.

그런데 엄마가 이상한 생각을 자주 했었어. 암시를 한 건지 자꾸 자식을 먼저 보내는 생각을 하게 되드라. 그러면서 가톨릭을 믿는 뇌병명을 갖고 힘들게 사는 17살 소녀 기사를 보게 되었어. 그 소녀아이는 뇌사 상태가 되자 신자인 아버지가 생활도 어려운 형편에서 딸 아이 장기기증을 선택해 여러 명의 사람에게 새 생명을 줬다는.

이 기사가 떠오르더니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차마 얘기 못하고 있었고. 더 이상 너를 이렇게 두고 보는 건 부모의 욕심이 아닐까 싶다. 아빠랑 모든 식구들이 너를 보내주기로 결심해서 너를 바라보고 있는데 조용히 아빠가 와서 그러드라. 여보, 우리 유나 장기기증. 이렇게 어렵게 말하는데 엄마는 망설이지 않았어. 나도 그 생각했는데 미안해서 말 못하고 있었다고, 그렇게 하자고 바로 답했다.

엄마 아빠 잘했지.

유나가 제대로 부활의 삶을 실천하는 거 같다. 성당가는 거 넘 좋아했던 너였기에 이 또한 너의 장기로 새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가 있다는게. 유나가 어디선가 숨쉬고 있을 수 있다는게. 이제 모든 절차를 마치고 장기기증에 서명을 하고 보니 엄마 아빠는 후회 안 한다. 뭔가를 선택해도 후회는 있기 마련이니까.

오늘 유나의 심장은 다른 이에게 이식 되면서 숨을 쉬겠지. 그래도 어딘가에서 유나가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쁠거 같다.

유나야!! 그동안 짧은 인생이였지만 행복했지?

늘 밝고 명랑한 성격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널 예쁘게 보았는데 엄마 아빠 칭찬도 많이 들었어. 딸 너무 예쁘고 착하다고. 엄마 아빠도 니가 너무 착해 남친도 못 사귀게 하고 그랬는데, 미국 가서 좋은 친구도 사귀었다가 엄마가 슬퍼할까봐 그만뒀다는 거 듣고 정말 미안했다. 사실 엄마 니랑 얘기하다가 느끼고 있었는데 모른 척했다. 그 친구 너의 사경 헤메는 거 애처롭게 바라보는데 얘기했다, 미안하다고.

유나, 이제 유나를 진짜 천국으로 떠나 보내야할 시간이 돌아왔구나. 길 잘 찾아 가고 할머니 만나서 그동안 못다한 얘기 많이 들려주고, 여기서 못다한 천국에서 기쁘게 여기서 살던 것처럼 지냈으면 좋겠네. 가서 가브리엘 천사 꼭 만나라.

그동안 고생했다. 이제껏 잘 커줘서 고맙고 감사하다.

이렇게 보내서 미안하다. 천국에서 모든 미련 다 버리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동생 민정, 준엽이 항상 기억해야 한다. 엄마 아빠 그리고 너를 위해 기도해주신 성당 신부님, 수녀님, 모든 지인 분들과 한국 친구들, 미국에 널 아는 교회 목사님, 교회 관계자들, 학교 교장선생님과 너랑 2년 가까이 지내 왔던 친구들 잊지마라. 엄마 늘 널 위해 기도한다. 사랑한다 유나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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